
4월 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연출 신우철) 1회에서 윤서화(이연희 분)와 구월령(최진혁 분)은 서로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영물들만 출입할 수 있었던 '달빛 정원'에 인간 윤서화가 발을 들였다. 지리산 수호령 구미호 구월령이 인간 윤서화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금기를 깨고 인간 세계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구월령은 평소 인간 세계에 관심이 많았다. 천 행수로 불리는 천수련(정혜영 분)이 운영하는 기방에서 구월령은 윤서화를 처음 만났다. 윤서화는 기방에 관기로 팔려온 양반집 규수였다. 윤서화의 아버지는 친우 조관웅(이성재 분)의 계략에 의해 역모죄로 몰려 죽음을 맞이했다.
기생집 문턱에 들어서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윤서화는 옷이 강제로 벗겨져 속옷만 걸친 채 나무에 묶였다. 윤서화는 밀려오는 수치심과 비애감에 몸을 떨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강경했던 윤서화는 동생의 멍석말이 앞에 결국 뜻을 굽혔다. 윤서화는 관기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원수 조관웅에게 농락당할 것임을 알게된 윤서화는 몸종과 옷을 바꿔 입고 산속으로 도망쳤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몸종과 훗날의 복수를 기약한 필사의 도주였다.
구월령은 애처로운 윤서화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끊임없이 갈등했다. 구월령의 친우 소정법사(김희원 분)는 구월령과 인간 사이에는 깊은 경계가 존재하므로 인간 세계에 개입해선 안됨을 구월령에게 계속 상기시켰다. 하지만 구월령은 끝내 윤서화를 구하기로 결심했다.
도망치다 발목을 접지르자 윤서화는 동생을 먼저 보냈다. 홀로 남은 윤서화는 품에서 은장도를 꺼내들고 자결하려 했다. 윤서화가 자신의 몸에 칼을 내리 꽂으려는 찰나 윤서화는 자신을 감싸는 알 수 없는 온기를 느끼며 자리에 쓰러졌다. 윤서화의 죽음을 막기 위한 구월령의 행동에 의해서였다.
윤서화는 구월령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달빛 정원'에서 눈을 뜬 윤서화는 생전 처음보는 신비로운 광경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때 윤서화 앞에 구월령이 나타났다. 구월령은 아무도 윤서화를 헤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서화를 안심시켰다.
윤서화를 구한 대가로 구월령은 인간들의 위협을 받게 됐다. 소정법사는 윤서화를 산에서 내려 보내라 말했지만 구월령은 듣지 않았다. 윤서화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기 때문이었다. 언제부터 인간 세상에 관여했냐는 소정법사의 물음에 구월령은 말했다. "저 여인을 마음에 두면서부터"라고.
구월령은 자신을 사람의 몸으로 만들어 줄 '구가의 서'를 찾고자 했다. 구월령은 사랑 때문에 금기를 어겼고 자신보다 한참 모자란 존재인 인간이 되기를 꿈꿨다.
구월령은 비극의 끝에서 윤서화를 만났다. 설레는 사랑 앞에 구월령은 다가올 비극도 두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