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방송된 TV조선 토일드라마 '엉클'(극본 박지숙/연출 지영수)은 시청률 7.9%를 기록,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1회 시청률 2.4%에서 시작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다 정점을 찍은 것. 첫회 대비 약 4배 가까이 껑충 뛰며 주말극 강자로 자리잡았다.
'엉클'은 최근 흥행한 드라마들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흡수한다. 혀 끝이 얼떨떨할 정도로 자극적인 매운 맛과 따뜻한 힐링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으로 인기몰이 중인 것.
익히 알려진 대로 '엉클'은 왕준혁(오정세 분)과 그의 누나 왕준희(전혜진 분), 그리고 조카 민지후(이경훈 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성장해나가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오해로 데면데면했던 왕준혁과 왕준희, 민지후 모자는 위기를 겪으면서 함께 버텨나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인 이들의 모습은 눈물을 쏙 빼놓는다. 특히 왕준혁과 민지후의 티키타카 케미는 훈훈한 웃음을 안긴다.
그런데 이들이 겪는 위기가 매운 맛이다. 왕준희는 남편 민경수(윤희석 분) 가정폭력에, 아들인 지후는 할머니 신화자(송옥순 분) 폭력에 시달리다 야반도주하듯 도망쳤다. 왕준혁 인생도 만만치 않다. 누나 왕준희, 정확하게는 왕준희 남편이 오디션 상금 1억 원을 가져갔고, 이후 멸치잡이배를 타며 근근이 살았다. 12년이 흐른 후 왕준희와 재회한 후에도 고난은 계속된다. 왕준혁은 맘블리 박혜령(박선영 분) 딸 전 남자친구 칼을 대신 맞는가 하면 민경수, 신화자 계략으로 마약 중독자로 몰린다. 따뜻한 가족극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가정폭력, 살인 미수, 알코올 중독 등이 드라마 곳곳에 배치돼있다.
배우들 호연도 몰입도를 높인다. 오정세는 지질하지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왕준혁의 매력을 십분 살리고 있다. 카리스마 있는 역을 주로 맡았던 전혜진은 알코올 중독이지만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왕준희로 분해 극 중심을 잡고 있다. 이경훈 역시 사랑스러운 민지후로 완벽 변신해 흐뭇한 미소를 유발한다. 이외에도 극중 빌런으로 활약 중인 박선영, 송옥순, 윤희석도 활기를 더한다.
다만 왕준혁, 민지후, 왕준희가 겪는 위기가 이들의 애틋한 관계를 위해 설정된 억지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는 점은 아쉽다. 매운 맛과 착한 맛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는 '엉클'이 적정 선을 지키며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