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가 '복면가왕'의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갔다. 연예인 평가단의 기둥인 김구라는 클레오파트라의 장기집권을 경계했지만 클레오파트라의 무대를 향한 대중의 기대감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MBC '일밤2-복면가왕'에서는 6대 복면가왕 결정전이 펼쳐졌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3연승을 저지하기 위해 4명의 복면가수가 진검승부를 했다.
준결승전에서는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빙수야 팥빙수야가, 파송송 계란탁과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가 맞붙어 표범과 어머니가 결승전에서 만났다. 이 과정에서 팥빙수야와 파송송의 정체가 공개됐다. 팥빙수야는 배우로 활동을 재개한 현쥬니이고, 파송송은 빅스의 켄이었다.
표범과 어머니가 맞붙은 결승전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표범은 휘성의 'With Me'를, 어머니는 김태우의 '사랑비'를 각각 선곡해 '폭풍 가창력'을 뿜어냈다. 승리는 어머니에게로 더 기울었다. 어머니는 클레오파트라의 왕좌를 위협할 만큼 흠 잡을 데 없는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어진 클레오파트라의 방어전은 이같은 우려를 잠재웠다. 바비킴의 '사랑..그놈'을 선곡한 클레오파트라의 무대에 윤일상 작곡가는 "이제 클레오파트라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음 무대를 궁금하게 만드는 가왕"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창렬도 "저분의 노래를 계속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윤일상의 생각에 동의했다. 산들은 "클레오파트라는 (가왕 자리에서) 내려올 것 같지 않다"면서 엄지를 추어올렸다.
이들과 다르게 김구라는 "저 정도 내공이면 몇 주 가왕 자리에 앉아있는 건 의미가 없다. 얼굴을 공개하고 행사하러 다니는 게 개인적으로 더 이득이 아닐까"라며 클레오파트라가 '복면가왕'의 가왕 자리에 앉는 게 이제 의미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람이 욕심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장기집권은 원하지 않는다. 저분을 무너뜨리기 위해 싸우겠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며 클레오파트라의 장기집권이 자칫 '복면가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를 시사했다.
'복면가왕'은 나이와 신분, 직종을 숨긴 연예인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그간 예상을 뛰어넘는 가창자의 등장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해 4대 가왕을 차지한 이후 '복면가왕'은 클레오파트라를 뛰어넘는 복면가수를 선보이지 못했다.
"임재범, 더원, 김범수와 같은 '나는 가수다' 가수들이 아닌 이상 클레오파트라를 무너뜨릴 가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클레오파트라의 활약은 '복면가왕'에 독과 약을 동시에 주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를 무너뜨릴 가왕이 나오지 않는다면 '복면가왕'은 자칫 클레오파트라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장기집권도 독무대도 클레오파트라라면 찬성이다. 모든 무대를 기대 이상으로 만들어 주는 클레오파트라가 한계를 보일 때까지, 그의 무대를 감상하고 싶은 바람이 '복면가왕'의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보다 더 위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