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작품, 이런 현장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같이 있으면 웃음이 나와서 촬영을 못 할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는데 시청률도 잘 나와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네요."
지난 22일 7.9%(닐슨 코리아·유료플랫폼)의 시청률로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스타 셰프 강선우 역을 맡아 열연한 조정석을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났다.
드라마는 소심하고 유약한 주방보조 나봉선이 처녀 귀신 신순애에게 빙의되면서 짝사랑하던 강선우와 한층 가까워지는 모습을 담았다.
'한 번 하자'는 19금 대사마저도 사랑스럽게 소화한 박보영 덕에 인기를 얻었지만 그런 박보영을 보며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조정석의 모습도 그에 못지않은 화제가 됐다.
조정석은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았고 특히 주방 식구들이 너무 웃겨서 표정 관리가 안 됐던 것"이라며 "보영씨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웃으며 선을 그었다.
"극중 수셰프 민수 역을 맡은 강기영씨 때문에 정말 많이 웃었어요. 너무 웃겨서 대사를 할 수가 없어서 감독님께 '정말 죄송한데 한 번만 끊었다 가면 안될까요?'라고 한 적도 있을 정도에요. 나중엔 뒤통수만 봐도 웃기더라고요. 그리고 '서빙고' 역을 맡으신 이정은 선배님이 순애에게 빙의됐을 때도 정말 많이 웃었어요. 지나고 보니 너무 웃어서 선배님한테 죄송하네요."
1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상대 배우 박보영에 대해선 "브라보죠. 브라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참 야무진 친구다. 개인적으로 '잘 듣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보영씨는 상대의 말, 느낌을 잘 받고 들을 줄 알더라"며 "본인은 스스로 애교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볼 땐 애교 투성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 속 19금 대사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냐는 질문엔 "대사 중에 '조금만 참자,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게 있는데 공감이 많이 됐다"며 "하지만 실제로 누가 그렇게 들이대면 '미친 거 아닐까?'하면서 도망갈 것 같다"고 웃었다.
'오 나의 귀신님'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시즌 2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그렇지 않아도 종방연에서 배우들끼리 농담처럼 시즌 2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시즌 2에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강선우한테 누가 빙의 되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웃음) 꼭 '오나귀 시즌2'가 아니더라도 감독님과 작가님이 하는 작품이라면 언제든 불러달라고 했어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일거에요."
가수 거미와 공개 연애 중인 그는 "그분도 우리 드라마의 열혈 애청자였다. 조언이라기보다는 너무 재미있다고 응원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은 아직"이라면서도 "친한 친구들이 결혼을 했는데 아이들을 보니 뭔가 '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분하더라"고 해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에서도 발군의 노래 실력과 기타 연주 실력을 보여준 그는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을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다.
영화 '저널리스트' 개봉을 앞두고 있고 이후에는 영화 '시간이탈자' '형'의 촬영을 비롯해 숨가쁜 일정이 그를 기다린다.
'오 나의 귀신님' 7회에서 벽 너머에 있는 박보영에게 들려준 자작곡 '기브 미 어 초콜릿'도 곧 음원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예전에는 '광대'의 끝을 보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서 내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의 욕심은 있지만 내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가족, 미래의 내 아내와 같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내 욕심을 채우고 싶지는 않아졌어요. 10년, 20년 후에도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모두 할 수 있는, '다음엔 뭐할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