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가 오랜 기다림 끝에 시청자들과 만났다.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가 빚어낸 완성도에 호평이 쏟아졌다. 한정현(지진희 분)과 최연수(김현주)의 행복한 일상을 파고드는 위기는 시청자들을 단숨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에 2회 시청률은 수도권 4.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분당 최고 5.5%까지 오르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그 중심에는 ‘레전드 조합’의 진가를 입증한 지진희와 김현주가 있었다. 일찌감치 두 배우의 선택만으로도 드라마 팬들의 열렬한 기대와 관심이 집중됐다. 여기에는 4년 만의 재회라는 의미는 물론, 두 배우의 탁월한 작품 안목과 한계 없는 연기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진희, 김현주는 ‘언더커버’를 선택한 이유와 함께 작품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지진희는 “사랑하는 이들과 신념, 정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정현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기에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라고 자신했다. 김현주 역시 “한 남자를 따라가는 서사지만, 그 안에서 믿었던 두 사람의 신뢰가 깨지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밝혔다.
지진희와 김현주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열연으로 한정현, 최연수의 오랜 서사를 완성했다. 지진희는 오랫동안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안기부 요원 ‘한정현(=이석규)’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굴곡,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한 한 남자의 고통과 불안을 내밀하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발했다. 한정현은 ‘이석규’의 삶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했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그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버지 이만호(박근형)까지 속이고 외면했다는 죄책감 속에 살고 있었다. 결국 부친의 사망 소식에도 아들 이석규의 슬픔과 진심은 전하지 못한 채, 가장 한정현으로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애써 눈물을 삼키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과거를 묻고 살아가는 한정현에게 드리워진 위기는 그의 인생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안기부의 옛 동료이자 라이벌 도영걸(정만식)이 나타나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처장 후보가 된 아내 최연수를 저지하라는 미션으로 그를 조여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비밀과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내를 막아야만 하는 한정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자상하고 다정한 아빠이자 남편,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가장의 책임과 사명감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맞설 것을 예고했다. 자신조차 잊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을 꺼내고, 엘리트 요원의 살벌한 본능까지 소환한 한정현의 외롭고도 처절한 사투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의를 위해 살아온 인권 변호사 ‘최연수’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그려낸 김현주의 노련한 연기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오랜 세월 불합리한 현실과 싸워나가면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그의 신념은 뭉클함 이상의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돈이나 명예를 쫓기 보다는 황정호(최광일)와 같이 억울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이는 그의 행보는 절로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최연수에게 공수처장 후보의 기회가 찾아오자 시청자들은 그와 함께 선택의 딜레마에 빠져들기도 했다. 공수처장이 되기 위해서는 황정호의 재심 변호를 포기해야만 했고, 그 자리는 너무도 무거웠기에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최연수는 “황정호 씨처럼 억울한 사람 없는 나라로 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강충모(이승준)의 설득과, “나 같은 놈이 안 생기는 세상 만들어 달라”라는 황정호의 진심에 흔들렸다. 그런 가운데 최연수의 앞에는 더 큰 시련과 선택의 갈림길이 기다리고 있다. 공수처장에 오르는 동시에 남편 한정현의 거짓 정체와 숨은 과거를 맞닥뜨리게 될 것. 과연 자신이 옳다고 여겼던 믿음과 신념이 깨지는 순간 그는 어떻게 변화할까.
운명적으로 만난 두 사람은 필연적으로 어긋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들의 인생을 뒤바꿀 결정적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과연 한정현을 조여오고, 최연수를 막으려는 거대한 세력으로부터 사랑과 신념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정현과 최연수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